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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는 물가, 엔화는 강세



21일 일본 총무성은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2.3%, 11월 2.9%, 12월 3.6%에 이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11월 2.7%, 12월 3.0%에 이어 3개월 연속 뛰었다. 근원물가는 2023년 6월 이후 최대 바쁜직장인 상승폭을 나타내며 일본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34개월 연속 웃돌았다.
물가 압박으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최근 엔화 가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엔대로 떨어졌다. 달러당 150엔 선이 무너진 건 2개월여 만이다. 다카타 하지메 일본은행 정책심의 급전 위원은 지난 18일 “금리를 현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17년 만의 최고치인 연 0.5%로 인상했는데, 향후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 포스코미소금융재단 의 기준금리 동결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엔화 강세를 부추겼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는 반면 경기 호황이 지속되자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Fed가 전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Fed 위원들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양적 긴축을 일시 중단하거 농지취득 자격증명 신청 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가 부채는 지난 1월 법적 한도에 도달한 상태로, 재무부 특별 조치를 통해 연방정부 지출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채무를 신규 국채를 발행해 차환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미국 정부 특성상 부채 한도 협상이 장기화하면 신규 채권 발행이 어려울 수 있다. 국채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캐피탈이자계산 전망으로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전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0.24% 하락한 연 4.488%를 기록했다.
 ◇“달러당 145엔까지 하락할 수도”
금융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증권 수석외환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화 약세 등 종합적인 경제 요인이 겹쳐 엔화 가치가 높아졌다”며 “연말까지 달러당 145엔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럴 콩 호주 커먼웰스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달러 환율이 3월 말 149엔에 도달할 것으로 봤는데, 그 시점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는 일본 기준금리가 7월까지 인상될 확률을 83%로 예상한다. 이달 초엔 이 확률이 70%였는데 훨씬 높아졌다. 시장에선 7월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늦어도 9월까지 인상될 확률을 100%에 가깝게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올리면 1995년 이후 최고치인 연 0.75%가 된다”고 전했다.
엔화 강세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반 스타메노빅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아시아·태평양 외환 담당자는 “어제 아시아 시장에서 엔화 가치 상승으로 새로운 강세 포지션이 나타났지만, 현재로서는 엔화를 향한 관심이 전략적이고 단기적 성격을 띤다”고 말했다. 오가와 마키 소니파이낸셜그룹 수석애널리스트도 “아직 본격적으로 엔화를 매수할 요인은 부족하다”며 “150엔 선이 무너지더라도 장기적 추세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