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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15주 연속으로 고공행진 하면서 설 연휴 기간에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1700원대를 웃돌 전망이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500만대가 넘는 차량이 고속도로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로 상습 정체 영향으로 유류비와 탄소 배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누리집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726.2원으로 전주보다 20.1원 상승했다. 26일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 신협파산 732.4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1월 넷째 주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1585.4원으로 전주보다 28.4원 올랐다.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15주 연속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설 명절 연휴 기간만 놓고 보면, 올해는 11년 만에 최고 기름값이 비싼 연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1700원 초·중반대 휘발유 값은 지난 2014년 설 상여금 계산법 연휴 기간(1월30일~2월2일) 1882.8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제 유가 상승세와 함께 ‘강 달러’가 원유 수입가격을 올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 석유 생산국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세는 일단 꺾였지만, 국내 가격까지 반영되려면 2~3주의 시간이 걸려 최소 2월 초까지 1700원대 기름값이 윈소액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부근에서 서울을 떠나는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높은 기름값과 함께 연휴 기간 상습 정체가 맞물리면서 연비 상승과 탄소 배출을 신용평점 늘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설 당일인 29일 고속도로 교통량은 약 639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최대 일교통량(629만대)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약 8시간 20분이 걸려 평소 시간(약 4시간 30분)보다 두 배가량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상습 정체는 연비 감소 소득증비서류 와 유류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가령 평균 연비 12km 휘발유 차량을 이용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귀성길에 오를 경우 왕복 주유비용은 약 11만5500원이다. 서울∼부산 간 왕복 거리 약 800km를 연비 12km/ℓ로 나눠 연료 소모량을 구한 뒤 26일 기준 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으로 곱한 값이다. 하지만 상습 정체로 이동시간이 두 배로 늘 경우 연비도 그만큼 줄어들어 주유비용이 20만원까지 늘 수 있다.
차량 정체로 이동시간이 길어질 경우 탄소배출량도 증가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조사 결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휘발유차(1인 탑승 기준)로 서울~부산 왕복 시 약 95.6㎏Co2e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탑승자 수와 정체시간이 늘 경우 배출량은 50%(143.4㎏Co2e)까지 늘 수 있다.
환경부는 연휴 기간 유류비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꼽았다. 케이티엑스(KTX) 고속철도를 이용할 경우 왕복 주유비용 절반 수준(1인 일반석 기준 5만9800원)이고 1인당 탄소배출량도 왕복 18.2㎏Co2e밖에 되지 않아 탄소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환경부는 “불가피하게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짐을 줄여 무게를 최소화하고, 운행 중 가장 효율적인 연비가 나오는 60~80km 사이 ‘경제속도’를 유지하는 게 유류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